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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170210 1st Carat Land. 첫번째 캐럿랜드

Savior951004 2018. 9. 4. 02:23

내 첫 오프.



내가 입덕했을 당시에, 마침 샤다콘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미국여행에서 막 돌아왔었기 때문에 돈이 없었고... 입덕한지 얼마 안되서 노래도 다 모르고 멤버들 이름도 다 몰랐을때라 그냥 별 생각 없이 안갔다. (커버곡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콘서트인줄 그때 알았다면 빚을 내서라도 갔을것을..)



그래서 '첫' 팬미팅이기도 하고, 콘서트 보다 싸고(ㅎ...), 아무튼 캐랜은 꼭 가야했다. 그리고 아직도 후회한다. 올콘을 너무 쉽게 포기했다. 왜 나는 첫콘만으로 만족했었나.. 대체 왜... 왜그랬어 ...

승철이가 늘 캐럿랜드가 자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하는데, 사실 나도. 물론 첫 캐럿랜드 갔다온 모든 캐럿들이 다 똑같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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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오프는 시작부터 고난이었다.

티켓팅 날 알바때문에 나는 참전도 못하고 남 시키기만 하고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데 전부 광탈... ㅠㅠ

취켓팅을 시도 했으나...


망했어요.....

지인 양도 찬스로 첫콘 3층 티켓도 겨우 구했다. 아무튼 첫 콘이라도 어디냐며.. 두근두근 그 날만 기다리는데,

당시에 학교에서 미국 인턴쉽 프로그램 참가자였던 나... 하필 2월 10일 아침 9시에 영어 테스트를 볼거라고, 스폰서 회사에서 2월 9일 오후에 메일이 옴. 그 메일 읽었을 때 나는 이미 서울 올라가는 버스 안이었다...



2월 10일은 금요일, 평일이었고 당연히 회사측에서는 인턴쉽 프로그램 수업이 있는 날이니까 내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메일을 보냈겠지. 아침에 굿즈 줄 서야되는데 거기서 어떻게 영어 테스트를 보고 앉아있겠냐..

당장 전화해서 제가 그시간에 밖에 있을 것 같은데요... 아, 무슨 일인지는 개인사정이라 말씀드리기가 그렇구요.. 네... 구구절절... 죄송합니다... 서울가는 버스 안에서 빌고 빌어서 간신히 테스트를 다음주로 미뤘다. 차마 아, 제가 캐럿봉을 사야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잠실실체 앞에서 줄을 서있을 예정이라서요.. 라고 할 순 없으니까.



아무튼 힘들었다.





첫 오프였고, 그냥 아이돌 공연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굿즈줄을 서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서있는 내내 속으로 쌍욕을 눈 깜빡일때마다 할 정도로 오지게 추웠다. 정말 과장 안하고 발가락이 짤려 나가는 줄 알았다. 발바닥에 미니 핫팩 넣었는데 발 자체가 너무 차가우니까 효과 하나도 없었다. (굿즈 다 사고 좀 쉬니까 그때 뜨거워지더라...)


그 추운데 얇은 스타킹 하나 신고 버티던 어린 학생들 정말.. 리스펙. 나는 얼어 죽을까봐 레깅스+바지, 히트텍+롱니트+롱패딩+워머+장갑+모자 ...... 였는데.

​그렇게 힘겹게 버틴 후 겟한 캐럿봉. 발가락의 고통을 잊을 만큼 예쁘고 뿌듯했다. 나도 드디어 응원봉 있다 (ㅠㅠㅠㅠ)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너무 추워서 바로 숙소 행. 공연장 구경이고 뭐고 아 몰라몰라 추워.





공연 시작 다 되서 들어가는데, 진짜 그 벅참은 아직도 기억난다. 팬들이 공연 전에 틀어주는 뮤직비디오 보면서 소리지르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서 계단을 한달음에 올랐던 게 아직도 생각나.



3층이지만 뭐 어때요, 내가 여기 있다는게 중요한거지.





1년 반이나 지나서 사실 팬미 내용은 거의 다 까먹었다. 세븐틴 서당을 했었고, 롤링페이퍼를 했고. 진짜 엄청 많이 울고 나왔다는거.



내가 나이 먹고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서 그런건지, 기본적으로 나는 연예인을 안 믿는다. 막말로 내가 속으로 쌍욕은 해도 얼굴은 웃으면서 네네, 하며 일하는것처럼, 그들 입장에서 어쨌든 우리는 고객(이라고 말하니까 엄청 비즈니스처럼 보이네..)이고, 고객과의 관계가 어떻든 간에 아무튼 고객앞에서는 웃고 친절하고 그래야 하는것처럼 그들도 우리 앞에서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마냥 그런 줄만 알았던 사람들이 솔직히 힘들었고, 우울했던 적도 많았다고 우리 앞에 털어놓으며 우는걸 보는 순간 그동안의 내 생각이 와장창 다 부숴졌던 때가 캐럿랜드라서 내 팬질의 엄청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다른 거 다 까먹어도 캐럿랜드는 절대 못 잊어버릴것 같다. 나라면 나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수천명 모인 자리에서 힘들었다고 이야기 하는거 쉽지 않았을텐데.



여운이 꽤 길고 강하게 남아서 캐랜 하는 삼일 내내 후기 읽으면서 울고, 집에 돌아가서도 첫날 기억이 생각나서 울고, 첫콘 보고 집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덕친이랑 전화하면서 또 울고, 눈물과 감동의 캐럿랜드였다. 그래서 나는 너무 쉽게 올콘을 포기했던걸 평생 후회하면서 살다 죽을거야. 그게 그렇게 쉽게 포기할 게 아니었다는걸 그땐 왜 몰랐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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